🎬 영화 〈로비〉 후기 –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대한민국식 로비의 민낯’
2025년 4월 2일 개봉한 영화 〈로비〉는 배우이자 감독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한국 사회의 ‘로비 문화’를 정면으로 다룬 보기 드문 작품이다. 단순한 풍자극이 아닌, 정치와 자본, 스타트업과 국책사업이 얽힌 진흙탕을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풀어낸 블랙 코미디.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웃지만, 그 웃음 뒤에 묵직한 허탈함과 통찰이 남는다.
🎞 영화 정보
- 제목: 로비 (LOBBY)
- 장르: 드라마, 블랙 코미디
- 감독: 하정우
- 각본: 김경찬, 하정우
- 출연: 하정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외
- 상영시간: 106분
- 배급: 쇼박스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줄거리 (스포일러 없음)
영화는 신재정(하정우 분)이 이끄는 작은 스타트업이 정부의 거대 국책사업에 선정되기 위한 로비 전쟁에 뛰어들며 시작된다. 스타트업 대표 신재정은 뛰어난 기술력과 열정을 갖췄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부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기술력보다도 ‘사람’을 잘 만나야 하는 세계,
그는 고위 관료와 정치인, 로비스트, 브로커를 만나며 한 발 한 발 권력의 세계에 침윤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각 인물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며 동시에 희극적이다.
명함에는 '공공갈등 전문가'라는 다소 황당한 직함을 가진 브로커(김의성),
잘나가는 여성 로비스트, 선후배 정치인, 자문 교수, 대기업 후계자까지.
신재정은 이들 사이에서 수많은 타협과 계산, 굴욕과 선택을 반복하며
결국 ‘로비’란 이름의 사회적 기생 시스템 안에서 본인의 이상을 얼마나 지켜낼 수 있는지 시험받는다.
🎭 주요 캐릭터
- 신재정 (하정우)
스타트업 대표. 로비라는 현실 앞에서 자신의 소신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의 변화는 관객이 감정이입하는 핵심축이다. - 박 실장 (김의성)
베테랑 로비스트. 능글맞고 관록 있는 캐릭터로, 신재정을 ‘로비 세계’로 이끈다.
영화 속 가장 풍자적인 인물로, 현 시스템의 민낯을 대변한다. - 지원 매니저 (강해림)
스타트업을 실무적으로 돕지만, 점점 조직의 도덕적 회색지대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치인, 투자자, 고위 공무원 캐릭터로 등장하며
대한민국식 권력 구조의 다양성과 난맥상을 간결하게 풀어낸다.
💡 영화의 묘미
1. 하정우식 유머와 시니컬함의 균형
〈로비〉는 하정우 특유의 말장난과 간결한 블랙 유머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단순히 웃기기 위한 대사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풍자와 해학을 품고 있다.
예: “국가사업은 기술로 따내는 게 아니라 사람으로 따내는 겁니다.”
웃기지만, 웃을 수 없다. 그게 이 영화의 미학이다.
2. 현실 기반 시나리오
이 영화가 무서운 이유는, 극적인 사건 없이도 설득력이 있다는 점이다.
관객은 “이거 진짜 있었던 일 아니야?” 하는 기시감과 함께,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문제다’라는 뼈아픈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실제 공공기관의 입찰 구조, 사전 기획 용역, 정책 수요조사 등
현실 정치·행정 시스템이 상세하게 녹아 있어, 공무원·기업인 출신 관객은 특히 공감할 수밖에 없다.
3. 배우들의 ‘기깔난’ 합
하정우는 연출과 주연을 모두 맡았지만, 전혀 과하거나 중심에만 있지 않다.
김의성은 이번 영화에서 ‘속물의 화신’ 같은 존재로 역대급 존재감을 드러내며,
강해림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의 내면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연기한다.
이동휘와 박병은도 비현실적인 현실 캐릭터를 정확하게 캐치하여 영화에 활기를 더한다.
📌 우리가 웃으며 받아들이는 ‘로비’라는 단어
로비는 원래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로비’라는 말은 부정과 비리, 불공정의 대명사로 쓰인다.
이 영화는 그것을 잘 알고 있고, 그 인식조차 이용한다.
- 누구도 직접 돈을 건네지 않지만, 모두가 ‘정해진 대로’ 움직인다.
- 명함은 정당하지만, 행동은 불합리하다.
- 기술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하고, 실력보다 연줄이 결정한다.
이 모든 구조적 위선을 〈로비〉는 아주 가볍고 세련되게 비판한다.
📝 총평
〈로비〉는 단순한 블랙 코미디가 아니다.
‘웃으면서 보는 풍자극’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에 대한 통찰은 결코 가볍지 않다.
스타트업 대표의 로비 전쟁이라는 기묘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직장, 조직, 사회 속에서 **‘어디까지 타협하고 살아가야 하는가’**를 다시 묻게 된다.
- ✅ 연출 완성도: ★★★★☆
- ✅ 대사와 대본: ★★★★★
- ✅ 현실 반영도: ★★★★★
- ✅ 오락성 & 메시지 균형: ★★★★☆
🎯 추천 관람 대상
✔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치 본 적 있는 직장인
✔ 현실 정치·행정 구조에 관심 있는 관객
✔ 하정우 특유의 블랙 유머를 좋아하는 팬
✔ 한국 사회를 유쾌하게 해부하는 영화를 찾는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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